나는 20대에요2011. 12. 16. 19:17

1년 전 즈음.
알바를 구하다가.
이런저런 우울하고 나쁜 생각들이 들어
새벽에 잠 못들고 썼던 글인 것 같다. 발견하고 블로그에 올린다.

아르바이트를 구해야했다. 하지만 그건 썩 내키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정보를 찾고, 연락을 해보고, 막상 하게 되면, 끝을 보게 되지만, 시작은 어려운 일이었다. 어떤 일을 해야 하지, 주5일을 할까, 야간을 할까, 편의점이나 PC방은 최저임금에 맞게 돈을 주지 않을 텐데, 근데 그것만큼 편한 것도 없지, 그러니까 내 말은 계산하고, 청소하는 일 외에는 따로 신경 쓸 일이 많지 않으니까.
휴학을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생활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시작은 생활, 생존이었다.
평일 야간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 역세권이었다. 바로 건너편이 역이었고, 지하상가도 있었으며, 편의점 뒷 쪽은 2030거리고 술집과 나이트, 노래방, 모텔 따위가 즐비했다. 야간에 사람이 더욱 많았다. 편의점도 많았다. 2030거리에도 편의점이 많았으니까 굳이 내가 일하는 편의점까지 손님들이 올 일은 없었다. 단지 택시를 타는 사람들, 근처 노래방에 들린 사람들,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 노래방 도우미 아가씨들, 가끔 2030거리에서 새어나온 나이트 웨이터들, 지나가는 사람들.
근무시간은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였다. 밤 11시에는 스무 살 여자애와 교대를 했다. 여행경비를 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평일 5시간씩 시급 3500원의 알바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아침 8시에는 점장님과 교대를 했다. 제법 큰 회사에서 간부직까지 맡았었다고 했다. 가끔 점장님 아들이 대신 일을 하러 오곤 했다. 나는 청소를 잘하고, 정산이 틀리지 않는 편이라 점장님이 좋아했다. 아니 사실 스무 살의 남자 아이들보다 좀 더 나이 많은 여자인 내가 미더웠던 거였다.
편의점 알바 외에 학교에서도 알바를 했다. 복사, 프린트를 하는 곳. 그리고 택배물품을 받아주는 곳이었다. 그곳의 일은 편했다. 앉아서 컴퓨터로 게임도 하고, 웹툰도 보고, 인터넷 쇼핑도 했다.
정석대로라면 그렇게 편의점 알바 70만원, 학교 알바 30만원 가량이 통장에 들어와야 했지만. 이따금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편의점 알바를 빠지면 60만원 정도, 학교 알바도 편의점 알바로 잠에 취해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면 대타를 쓰면서 25만원 가량을 받았다. 대체로 80만원에서 90만원 사이의 월급을 받았다. 방값으로 30만원이 나갔고, 핸드폰비, 넷북할부비/인터넷비, 도시가스비로 15만원정도, 교통비로 5만원 정도가 나갔다. 밥을 사먹고 이따금 저녁약속을 갖으면 20만원 정도는 또 그냥 갔다. 그러니까 한달 평균 70만원을 썼다. 남은돈 10만원에서 20만원씩만 겨우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다.
그렇게 편의점 알바를 5개월, 학교 알바를 3개월 했을 때,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게 되었다. 편의점 관리가 어려울 정도로- 업체에 돈을 내고, 알바생들에게 알바비를 챙겨주고,관리비를 내는게- 장사가 되지 않았다. 2030 거리엔 편의점이 많았다. 점장은 다른곳으로 편의점을 옮길 거라고 했다. 나도 몸이 많이 지쳐있었다. 아침까지 꼬박 일한 후 학교에 가서 또 일을 해야했다. 꼬박 한시간이 걸렸다. 학교알바가 오전부터 있는 날이면 학교 알바 후 집에 돌아와 잠을 자고 다시 편의점을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12시쯤 학교 알바가 있는 날이면 집에가서 자기도, 학교로 가기도 매우 애매한 시간이었다.
그 이후 계속 학교 알바만 했다. 학교 알바만으로는 방값을 겨우 해결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남은 핸드폰비, 넷북할부비/인터넷비, 도시가스비, 교통비, 밥을 사먹고 이따금 저녁약속을 갖아야 할 돈은 없었다. 10만원 20만원씩 모아뒀던 돈을 쓰게 되었다. 겨우 몇 달을 버텼다.
다시 일을 구해야 했다. 하지만 어려웠다. 3500원에서 4000원 밖에 주지 않는 야간 알바는 내 몸을 매우 지치기 하는 거에 비해 돈이 너무 적었다. 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고, 오후시간 내내 잠만 자야했기 때문에 내가 갖는 시간이 없었다. 잠-일-잠-일-잠.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Posted by 너와(b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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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막막한 현실을 버텨오신 너와님,
    지금은 답을 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진짜루요)
    저는 답이 없거든요(이것도 진짜루요)

    그래서 막막한 무한루프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없는지
    많이 궁금합니다

    2011.12.19 17: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카테고리 없음2011. 8. 30. 12:40

출처: 민족21 http://www.minjog21.com/news/articleView.html?idxno=5011

하고 싶었던 이야기..

몇번의 인터뷰를 한적이 있다. 그리고 가끔 만난 나이가 많기도 적기도 한 활동가(통칭)들로부터 종종 듣는 질문이 있다.
왜 요즘 대학생들은 자기 문제에 나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란 질문.
과연 그럴까. 나는 그 질문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면 때때로 반문한다. 자기 문제에 나서지 않는다는 근거는 뭐죠?
대체로 반값등록금 집회에 나오지 않는다거나,
여전히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스펙쌓기 바쁜 대학생들이 대다수이지 않냐는 이야기다.

먼저 후자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는가라고 생각한다. 비싼 등록금 또 그에 만만치 않은 생활비(예를 들어 방세만 해도 장난 아니다.)를
부담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입장에서
자기 생활이 뭐가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되도, 설사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집회도 참여하고 뭔가 해야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생활 패턴을 멈추기가 - 또는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당장 하루하루 알바가 생존과 직결된 대학생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속된말로, 운동해서 좋은 세상 만든다고 해도, 운동하는 동안 밥은 누가 먹여주고 대학은 누가 보내주는가 하는 말이다.
그리고 당사자가 왜 나서지 않냐고 탓하기 보다는
왜 나서지 않는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먼저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당사자라고 하지만, 과연 한 세대만에 '당사자'로 귀결될 수 있을까?
한 세대를 당사자로 치부하면서 당신들은 방관자가 되려는건 아닌지 스스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개인의 선택에 대해
도덕운운 정의운운 하는 건 사실 또 다른 형태의 강요라고 생각한다.

너 문제야 그러니까 집회에 나와! 또는 다른 형태의 참여라도 강요하는 말은 폭력이다.

적절한 예시일지 모르겠지만, 어떤 불행한 사람에게 위로한답시고, 더 불행한 사람을 보여주면서 넌 저 사람에 비해 행복하잖아.
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 듯.(내가 누군가에 비해 덜 불행하다는 기준은 무엇이며, 개인의 불행의 척도를 잰다는 것 자체가 우스우며, 설사 그렇다해도
내가 행복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그들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 나름의 방식대로 하고 있단 말이다.

위에 인터뷰 내용에도 있지만, 누군가는 음악으로, 누군가는 sns와 같은 곳에 글로서,
자기 표현을 하고 있다.

보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하고 있지 않는 건 아니다.

그게 내게 왜 당사자들은 가만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가만있지 않아요.
어떤 식으로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당신들과 다르게 행동 할 뿐.

Posted by 너와(b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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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문득 생각해요2011. 3. 7. 04:12
모르겠다 나는. 너무 몰라서- 겁나고 무섭고 속상하고 눈물이난다. 눈물이 난다. 자살한 누군가들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자살. 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타살이었다. 가해자들은 너무 멀쩡히 너무 괜찮게 너무 행복하게 살 고 있 었 다 .
그걸 명확히 보자 나는 명확히도 겁나고 무섭고 속상하고 눈물이 났다. 상상해 보라. 자살이었지만 자살이 아니다. 나는 꿈틀거렸다. 꿈틀거리며 살 고 싶 었 다 .
그래서 라면도 그래서 청소도 그래서
그래서 사람도 만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죽어야했다. 자꾸 죽이잖아!
돈이 없다고 죽인다. 빽이 없다고 죽인다.
정말로 그뿐이었다. 돈이 무언가. 빽이 무언가. 그래서 죽으려고 했다 정말. 근데 놀랍게도 나를 알고.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로. 나는 망설였다. 사방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 틈새에서 나를 찾아주는 나를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나는 죽어야했다. 누군가 무언가 자꾸 죽이려는데 살아있는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죽어야했다. 눈물이 날만큼 무섭고 두려웠으나. 나는 정말 눈물이날만큼 무섭고 두려웠으나.
아니 그래서 죽으려했다. 우편함에 쌓여있는, 계속해서 전화오는, 돈내! 란 그것들에 나는 감당이 안되어 죽으려 했다. 이건 진짜였다. 근데. 근데 나는 너무 무서웠다. 누군가에게 무섭다 말 못했지만 정말 무서웠다. 근데. 근데 살았다. 아직 나는 무서움 속에 살아있다. 산건가. 죽어야한다.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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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b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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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wangboeun

    결론은 사는데까지 살아봐야죠 ... 인생이란 어떤일이 벌어질지모르지만

    사는데까진 살아야죠 그게 죽어있는 모든것들에대한 예의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11.04.20 13:31 [ ADDR : EDIT/ DEL : REPLY ]
  2. 마지막전사

    님의 글을 우연이 읽게 되엇어요 참 힘들겟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내시구요
    일단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다보면 조은 일도 있고 기적도 일어나게 되어 있어요
    제가 경험한 것입니다 전 이제 곧 있으면 40 이 되는데 20대와 30 대에 병에 시달리고 너무 힘들때가 만았는데 종교의 힘으로 버티고 이겨내니까 조은 일이 많이 생기네요
    그러니 님도 힘들 내세요!!
    친구들도 가족들도 있는데 함부로 자살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자살하면 지옥을 갑니다 그러니 그러지마세요
    전 너무 힘들때는 금식기도를 해요 물만 마시고 하루나 2일 또는 3일 정도 기도만 하지요
    식사를 전혀 안하고 합니다 성경도 읽구 찬송가도 듣고 잠깐씩 걷기도 하지요
    그러면 마음의 평화를 하나님이 주시더군요 한번 시도해보세요! 그리고 기적은
    인생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귀인을 만나기도 하고 조은 인연을 주시기도 하고
    신은 사람을 통해서 반드시 축복을 하세요 그러니까 기도하고 성경읽고 살아있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기적과 희망을 만들고 다른분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주시길 바래요
    자살은 절대 하면 안됩니다!!
    전 님의 트친입니다 힘내세요!! 잘자요~

    2011.06.07 23:50 [ ADDR : EDIT/ DEL : REPLY ]